태국비상사태- 태국시위의 전개상황, 그리고 다음수순은?
태국시위의 전개상황
12월 5일. 푸미폰 아둔야뎃 태국 국왕의 86번째 생일을 맞이해, 태국시위는 소강상태를 맞이하고 있다. 태국민 모두가 신처럼
받드는 태국 국왕생일에 국가의 안정을 해치는 것은 불경스런일이기 때문이다. 국왕생일을 축하하려는 듯 태국 시위대는 4일.
시위대의 주요근거지인 민주기념탑앞을 청소하고, 평화분위기를 조성했고, 잉락 총리는 반정부 시위대의 정부 청사 및 경찰본부
진입을 허용했다. 이는 경찰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여겨진다.그리고, 외신들은 태국정국의 향방은
국왕생일, 국왕의 연설이 주는 메시지에 따라 바뀔 것이다라는 조심스런 예측을 내놓았다. 즉, 국왕이 연설에서 화합을 강조하면
시위는 멈출 것이고, 탁신의 해외도피를 비난하는 듯한 느낌의 연설을 하면 시위는 더욱 더 거세질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12월 5일 국왕은 국가의 안정을 강조했다. 시위대로서는 맥풀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시위대는 시위를 계속
전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2월 3일부터 12월6일 현재까지 태국언론에서 보도된 것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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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반정부 시위대원들이 방콕의 경찰청 앞에서 도열해 있는 태국 여경관들에게 장미꽃을 주었다. -12월 3일
시위대가 잉락 총리에게 사퇴를 요구한 시한인 3일 ,시위대는 정부청사와 시경을 점거하고 승리를 선언했다-12월 3일
반정부 시위대는 3일까지 사퇴시한을 거부하고 반정부 시위대 주동자인 수텝 전 부총리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12월 3일
수텝 트억수반 전 부총리는 총리를 국왕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월 3일
경찰본부를 점거하려는 시위대에 맞서 여경들이 경찰본부를 수호하기위해 둘러쌓다-12월 4일
국왕의 생일을 앞두고 4일 시위가 크게 잦아든 가운데 잉락 친나왓 총리가 닷새 만에 집무실에 출근했다.-12월 4일
태국 군부는 4일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인한 정국 혼란에 개입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12월4일
무디스와 피치는 태국 정부에 현재의 정치 불안이 장기화되면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12월4일
푸미폰 국왕은 86회 생일 축하 의식에서 "국가의 안정과 안보를 위해 모든 국민이 각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12월 5일
반정부시위대는 오늘부터 시위 재개를 선언했다- 1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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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태국시위의 전개과정을 보면, 수텝이 이끄는 반정부시위대 공세에 잉락정부가 계속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치는 명분싸움"
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잉락 총리가 나중을 위해 "명분을 하나하나 쌓는 과정"중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 관공서를 차례차례 점거하면서
잉락총리를 압박해왔지만, 현재까지 시위대가 보여준 모습은 사실상 "깡패"나 다를 바 없다. 잉락정부는 평화를 위해, 폭력을 자제하고,
정부를 지키려하지만 현 시위대는 정권을 잡으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TV방송에서 계속 보여주고 있다. 폭력적인 시위대에
대한 잉락총리의 극단적인 자제는 과거 레드셔츠세력들의 시위대에 사살명령을 내린 수텝과는 사실상 상반되는 모습이다. 수텝이 부총리로
있었던 아피싯 정권의 레드셔츠 시위대에 대한 사살명령으로 수많은 시위대들이 피를 흘리면서 죽어간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한 상황에서
폭력을 자제하고, 하나하나 양보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 현 정권은 정권의 정당성과 명분을 확보하고 있다. 사실상 현 정부는
"지고도 이기는 싸움"을 하고 있다. 시위의 일련과정을 분석하면 시위대는 폭력을 통한 정권찬탈을, 잉락정부는 선거를 통한 헌법질서
수호와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내외에 여실없이보여주고 있다.
한편, 민주국가를 지향하는 태국에서 수텝이 부총리로 있었던 아피싯정권은 국민의 선거가 아닌 군부 쿠데타에 의해 만들어진 과도정부에
불과했고, 현 잉락총리는 국민의 선거에 의해서 만들어진 정부이기에 정권의 정당성, 도덕성, 명분 모두 이기고 있다.심지어는 "정치는
이미지 싸움"이라는 말이 있듯이, 폭력을 마다하지 않는 현 시위대에 한발한발 양보하는 잉락의 모습은 이미지 싸움에서도 이긴 것으로
분석된다. 잉락이 영리하다는 것은 폭력을 일삼는 시위대가 경찰청을 점거하려하자 여자경찰들로 경찰청을 둘러쌓다는 것이다. 이 것은
현 시위의 폭력성을 고려할 때, 여유와 지략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태국시위사태를 분석하면서 태국언론과 외신은 현 태국정국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해결사로 국왕과 군부를 주목했다. 과거에도 국왕과
군부는 태국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의 해결사로 등장했었다. 태초의 판단으로 양측은 현 싸움에 말려들기를 원하지 않는다. 왕와 군부는
태국이 민주국가를 지향하는 한, 국민의 선거를 치를 수 밖에 없고, 현 태국의 상황으로 보아 현 시위대의 지지기반인 민주당이 정권을
잡는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현 국왕은 나이가 86세의 고령이고,지병이 많아 판단하기에도 쉽지 않다.
결국 국왕의 말은 왕실을 관리하는 왕실관리인이나 왕비의 의견일 가능성이 높다. 급변하게 돌아가는 태국정국에 섣부른 판단을 했다가는
왕실의 존엄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에 간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태국정치를 들여다보면 왕실보다는 군부가 태국정치에 더 깊이 개입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32년 태국군부는 왕정을 넘어뜨린 쿠데타를
실시해 태국이 입헌군주국으로 나가는데 일조해, 태국정치의 발전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1932년의 군사쿠데타는 비록 군부쿠데타이지만
태국정치에서는 긍정적인 사건이었다. 그러나 그뒤로 2006년 군사쿠데타에 이르기까지 20여차례의 쿠데타를 일으켜, 태국정치를 혼돈과
부패의 나락에 빠뜨렸다. 탁신정권 이전까지 사실상, 태국정치는 군인들이 좌지우지했다. 태국의 무한한 관광자원,석유,가스등의 지하자원
,1년내내 날씨가 좋아 3모작이 가능한 농업환경, 무역하기에 좋은 위치등등의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세계 최고의 빈부경차가 존재하는
국가라는 오명하에 국가의 발전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군부의 부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이들도 현재의 수텝이 이끄는 시위대에
동조할 생각은 없다. 이에대해, 군부는 몇 차례 " 정국혼란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군부는 자신들이 누리는 기득권(태국에서 군부가 관여하는 기간산업이 많으며, 이들은 막강한 입김으로 각종이권에 개입해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다. 심지어 2000년 이전에는 국회의원좌석일부를 군인출신들에게 할당되는 제도도 있었다)을 헤치지 않는 한,
그리고 현재의 군부의 권력에 메스를 가하지 않는 한 현재상황을 원하고 있다. 단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정국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캐스팅보트(casting vote)이다.정당성과 명분을 잃은 시위대에 동조해, 그들의 지위가 흔들리는 것을 원치않는다.현재, 시위대를 지지하는
세력인 기득권층( 방콕을 중심으로하는 기업인들, 남부지방의 지주들, 정치를 업으로하는 가문들,이들 기득권층과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학계, 원로들)은 현 정치상황이 너무 안좋다는 것에 동의한다. 부자든, 빈자든 투표권은 1표인 상황에서 빈부격차가 심한 태국에서
부자당인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은 개방과 개혁이고,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가고
있어, 부자당인 민주당이 태국정국을 주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위대를 주도하는 수텝은
'왕이 총리를 뽑아야 하고, 국왕이 선출한 총리에 의한 국민내각을 구성해 정치를 해야한다"는 논리가 빈약한 주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국왕과 국민을 내세운 그럴싸한 주장이었지만 사실상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푸어타이당 너희들을 이길 수 없어"와 같다. 심지어
기득권층 일부에서는 "국민다수가 지능이 떨어지므로, 국민선거보다는 왕에 의한 총리선출이나 국민내각이 낫다"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이러한 주장은 현 기득권층이 국민들을 보는 시각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제, 태국 시위대의 다음수준은 무엇일까?
국왕도 평화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고, 군부도 싸움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 시위대는 왕과 군부 또는 왕이나 군부
어느 하나가 편들어주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현재까지 이들은 요지부동이다. 그렇다면 현 시위대는 날개잃은 새와 다를 바가 없다.
시위의 명분,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했고, 왕과 군부가 지지하지도 않고, 국내외 경제상황은 좋지 않고, 외국자본은 이웃국가로 이동하고
있고, 태국바트화는 흔들거리고 있다, 그에 더하여 외국관광객들은 해외여행을 취소하거나 미루고 있다.시위가 오래진행되면서 중도를
걷는 국민들도 경제상황도 좋지 않은데다 그들의 현업에 피해가 가자 현 시위에 대해 피로감과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현 시위대가 선택할 옵션은 결국, 부모한 시위를 계속하다가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거나 아니면, 적당히 꼬리를 내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앙락배후의 탁신이 지략을 발휘해 피해가 크게 가지 않는 선에서 약간의 양보를 하거나 "조기총선실시"와 같은 고깃덩어리를 시위대에
던져주어 이들 시위대가 어느 정도 명분을 갖고 물러날 수 있게 퇴로를 열어준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모습으로 이번 시위는 끝날 것이다.
그러나, 만약 현 반정부시위가 지지부진하다가 결국, 그들이 얻어내려한 결과를 얻지못하고, 사라진다면 잉락총리의 정국주도권은 더 한층
강화되고, 비록 이번 사면안이 부결되었지만 탁신의 귀환은 또 다른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시위를 통해 느낄 수 있는 한 가지 분명한것은 태국의 부와 권력을 지금까지는 소수의 기득권층에 의해 향유되었지만,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부는 몰라도 권력은 결코 쉽지않다는 것이다. 태국이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하는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