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여행칼럼

축적의 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

태초 여행사 2017. 8. 10. 23:46

 

 

 

 

 

 

 

 




                                                                    축적의 시간, 우리에게 필요한 것







한국, 일제 강점기,한국전쟁을 거치면서 폐허가 되었지만 이를 악물고 노력한 결과 국민소득 3만불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노무현정권 당시 안정된 정치와 경제를 바탕으로 근 3만불에 접근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10년간 오르락내리락하면서 3만불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고령인구 급증에 생산인구 급감을 맞이하고 있고, 국가,지방정부,공기업,사기업,가정등 경제주체는 감당할 수 없는 빚에 힘겨워하고 있다. 국민들 다수는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는 아파트에, 과도한 사교육비로 여가생활,노후준비를 할 수가 없다. 국민들의 삶의 질,행복지수는 마냥 하강추세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수십만명이 공무원시험에 열올리고 있다. 수재,천재들은 공무원,교사,의사등 안정적일자리로 몰린다. 그들의 부와 명예를 증진시킬지언정 국가의 부에는 하등 도움이 안되는 일자리들이다. 미래가 안보인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국은 축적의 시간보다는 빨리빨리 문화속에 일본을 따라잡는데 여념이 없었다. 속도전과 벤치마킹 전략으로 패스트팔로워 역할만 강조했다.일본과자를 베끼고, 일본 TV드라마,광고를 베끼고, 일본 백색가전,반도체,자동차,조선등을 열심히 베끼면서 결국 상당분야에서 일본을 따라잡았다. 일본의 퇴역한 기술자들, 학자들을 고문으로 모시면서 그들의 기술을 전수받기에 급급했다. 이제는 일본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어 일본에서 모실만한 기술자,학자도 없다. 일본다음으로 베낄만한 국가가 없는 것이다. 미국,유럽 국가들은 지적재산권으로 패스트팔로워들이 따라오지 못하도록 막고있다. 기술장벽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만 있다. 한국 기업들은 표류하고 있다. 과거 한국이 일본기술자, 전문가,학자를 모셔다가 배웠던 과정을 이제는 중국이 따라하고 있다. 조선,휴대폰,반도체,가전등 많은 분야에서 한국은 중국에 추격당하고 있다.



최근,TV에 나타나 한국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해야한다는 교수가 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이정동교수이다. 그는 '축적'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반복한다. 과거 한국경제를 이끌어왔던 ' 벤치마킹,임시변통,선택과 집중,고강도업무,강력한 지도력,무쇠체력'등 과거의 유령들이 한국경제의 도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은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라" 했지만, 삼성 조차도 기업문화는 바뀌지 않았다. 물론, 1990년대 이전 한국경제상황을 놓고보면 격세지감의 변화가 있었지만 세계의 변화,추세를 쫓아가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의 먹거리인 백색가전,휴대폰은 이제 저물어가고,단지 반도체하나만 건사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빨리내라, 내일까지 어떻게 해서든지 새로운 기획안을 내라. 일본을,독일을,미국을 넘어서는

      아이디어를 내라, 지체, 실수는 용납하지 않는다. 결과를 내라. 무조건 우리는 성공해야 한다.안되면 되게하라"




어디서 많이 들어보았는가? 우리 기업들이, 정부관공서가 늘 하는 말이다. 남의 것 베끼는 것에 대해 전혀 꺼리낌이 없는 문화, 창의적인 설계,개념 설계에는 박약한 기업,대학,연구소들. 그들에게는 이정동 교수가 말한 '축적의 시간, 축적의 길'을 찾아볼 수가 없다. 자영업조차도 수많은 실수를 거듭하면서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축적의 시간을 갖지 않는다. 실패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손쉽게 남이 축적한 기술을 프랜차이즈를 통해 습득하고 사업을 한다. 모두다 망하는 지름길이다. 국물 떡볶이로 유명한 서울 모 분식점 사장님은 "MSG로 맛을 내면 처음에는 오픈발로 손님이 오지만 결국 망합니다. 분식집들이 MSG로 맛내면 맛이 결국 같습니다. 축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랜고민끝에 수없는 실수를 반복하면서 나만의 맛,나만의 과정을 가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결국, 성공이란 흉내낼 수 없는 그 무엇을 가졌을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Sclale up





'축적의 시간''축적의 길'을 출판해 주목을 끈  이정동 교수는 앞으로 창의 혁명이 아닌 스케일업(Scale-up)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했다. '스케일업(Scale-up)'이란 실험과정에서 배운 수많은 과정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랫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경험을 축적하는 과정으로, 빅 아이디어가 아닌 하찮은 아이디어일지라도 그것을 기록하고 축적하고 키워 언젠가는 사업화하고 제품화한다는 의미다.  이정동 교수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개념설계=아이디어×스케일업’이라는 공식을 제시하면서 아이디어보다 아이디어를 혁신에 이르게 하는 축적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국가,기업, 그리고 국민이 축적에 눈을 떠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그래야만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은 오랫동안 베끼기에 급급할 뿐, 스스로 축적하는 시간을 갖지못했다. 가난을 극복해야 한다는 국가적 명제에만 충실했을 뿐 다가오는 미래사회의 변화에 철저히 준비하지 못했다.축적하지 못한 것이다. 미래사회는 그 어느 것보다 축적이 필요하다. 축적을 통해 미래를 능동적으로 맞이할 수 있다. “교과서에 없는 것은 스스로 경험하면서 배워야 한다”(한종훈 교수,서울대 공학컨설팅센터 센터장 )  “고부가가치 경험 지식을 축적하려면 시행착오를 격려하고, 패자 부활전이 가능한 축적 지향의 문화와 사회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이정동 교수)” 등의 주장처럼 경험축적,시행착오의 과정이 필요하다. 현실은 녹록치 않다. 자녀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화내는 것이 우리 부모들의 습성이 아닌가. 아무리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도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수익이 나지 않으면 직원들 윽박지르는 것이 우리 기업들의 문화 아닌가. 


기업가, 기술자, 연구가는 물론 우리 모두는 경험 축적을 최고의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 오늘날 세계의 선진국들은 '경험의 축적'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의 학문,연구,기술을 발전시켜왔다. 미국,독일,일본이 바로 그러한 국가들이다. 청와대의 수많은 문서조차도 대통령같지도 않은 사깃꾼들에 의해 파쇄되고, 불태워지는 현실을 보면, 한국은 아직 멀었는지 모른다. 국가의 중대사를 논하는 수많은 청와대 회의들 기록물조차 자신의 치부가 밝혀질까 없애는 현실에서 무엇을 바랄 것인가. 서양속담이 생각난다. “빠른 성공이란 결국 수많은 세월이 가져온 결과이다." 세계가 혁신,인공지능,4차산업등의 용어를 언급한다. 이들 단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축적의 시간을 요한다. 하루아침에 노력한다고 해서 얻어질 산물이 아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는 무엇을 축적했는가.축적의 시간,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