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생선회를 저렴하게 먹는 방법
회에 환장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가끔 회가 '땡기는' 날이 있다. 회식이다 접대다 해서 먹을 기회가 많은 고기에 비해 회는 접할 기회가 드물다. 고기 한 턱 쏘는 사람은 많아도 회 한 턱 쏘는 사람은 드물거든. 그리고 고기야 구미가 당기면 집에서 직접 구워 먹으면 된다지만 집에서 직접 회를 떠서 먹기란 또 어려운 일.
결국 회는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음식이 되고 말았는데, 사실 균형 잡힌 식단을 먹기 힘든 도시 생활에서 회는 무척 중요한 영양분의 보고다. 솔직히 바쁜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 중에서 아침 식사를 제대로 하시는 분들은 거의 없을 거고, 하루 두 끼 먹는 식사, 대부분 밖에서 때우는 분이 많을 텐데, 꼭 어머님들 말씀을 빌리지 않더라도 밖에서 먹는 음식은 조미료 투성이요, 몸에 필요한 영양분이 고루 들어가 있을 리 없다.
비타민, 칼슘, 마그네슘, 인, 칼륨, 철, 붕소, 코발트, 몰리브덴, 망간, 아연, 구리, 니켈, 요드, 불소 등등, 광산에서나 채취할 수 있을 것 같은 이런 성분들은 인체에 무척 중요하다. 지극히 적은 양이 필요하지만 노화방지, 골밀도, 신진대사 유지 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당연히 평소에 섭취하기 힘든 성분들이지만, 회 한번 제대로 먹는다면 일거에 이 영양분들을 보충할 수 있다. 특히, 회에는 머리에 좋다는 DHA(불포화지방산)가 풍부해, 반복되는 일상에 나날이 퇴화하는 뇌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도 특효약이다.
어쨌거나, 회가 도시 생존에 꼭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제 알겠는데 더 중요한 걸 알려달라고? 그렇다! 서두에도 밝혔지만 회는 비싼 음식이다. 진짜로 중요한 알짜 정보는 "회가 몸에 좋다는 과학적 분석"이 아니라 "몸에 좋은 회를 싸게 먹는 법"이다. 요즘 소위 '찌께다시'를 확 줄여 한접시 만원대의 저렴한 횟집도 많아졌지만, 그런 횟집은 역시나 께름칙하다. 건강 챙기려다 비브리오 패혈증 같은 '듣보잡'스러운 병에 걸릴 수도 있고.
좋은 회를 저렴하게 먹는 방법은 유일하다. 단골횟집을 확보하는 것! 고깃집과는 달리 횟집 사장님들은 회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칭찬에 약하다. 뭐 통계적인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년 가까이 식도락을 하며 직접 쌓은 데이터로 비추어 보건데 그렇다는 거다. 맛있는 횟집을 발견했다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횟감과 사장님의 솜씨를 칭송하자! 거기다 함께 소주라도 한 병 한다면 교분은 더 깊어지겠지. 사장님이 화끈한 바닷가 출신이라면 더더욱 친해질 확률은 높겠다. 초반 투자비용이 좀 들어서 그렇지 일단 단골로 점 찍힌다면 아무래도 저렴한 가격에, 그리고 같은 가격이라도 돌돔 같은 초고급 횟감을 맛볼 기회도 생길 수 있다.
또한 비오는 날도 노려볼만하다. 비오는 날에는 회를 먹으면 안된다는 통설은 아직도 여전히 힘을 발하고 있어, 비오는 날이면 횟집에 발길이 뚝 끊긴다. 하지만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요즘 횟집은 대부분 살아있는 생선으로 직접 회를 뜨고, 위생 상태도 무척 신경쓰기 때문에, 왠만큼 '후진' 횟집이 아니라면 비오는 날도 안심하고 회를 먹어도 된다. 외려 손님이 없기 때문에 더 좋은 서비스는 물론, 의외의 고급횟감도 맛볼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맑은 날보다 비오는 날 회를 먹는 게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더 좋다는 말씀!
서울에 산다면 횟집에 즐비한 노량진 수산시장의 점포 로테이션도 주목하자. 노량진 수산시장은 점주들에게 좋은 자리를 고루 배분해주기 위해 3년마다 한 번씩 자리추첨을 하는데 그러다 보니 3년에 한 번씩 가게 위치가 바뀔 수밖에 없다. 단골로 점찍은 가게라면 가게 위치가 바뀐 뒤 수소문해서라도 그 가게에 가서 회를 먹도록 하자. "뜨내기손님이 아니었네"라는 반가운 환대와 함께 서비스와 회의 질이 한층 업그레이드될지니.^^
TIP : 생선회에 대한 잘못된 상식 깨기
국내 최고의 생선회 권위자 부경대학교 식품생명공학부 조영제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①생선회에 레몬즙을 뿌리면 맛있다고? : 천만의 말씀! 레몬즙은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주는 효과가 있지만, 갓 뜬 회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회 특유의 독특한 맛을 없애버리게 때문에 맛이 떨어진단다. 레몬즙을 뿌려먹고 싶다면 회가 아니라 양념장에 뿌려먹으면 좋다고.
②생선회는 야채와 함께 쌈싸먹으면 좋던데? : 역시 천만의 말씀! 우리나라의 쌈문화가 워낙 독특하다보니 고기 뿐 아니라 생선회도 상추나 깻잎에 마늘, 고추까지 넣고 싸먹는데 이거야말로 회의 참맛을 느끼지 못하는 둔한 짓이라고. 생선회 따로, 야채 따로 먹는 게 정석이란다.
③생선회는 무조건 간장에 찍어먹어야 제맛 아닌가? : 벌건 초장을 듬뿍 발라 회를 먹는 사람들은 회의 참맛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통설이 있는데 맞는 말이긴 하지만 모든 회가 그런 건 아니라고. 굴과 오징어 같은 패류와 연체류는 초장에, 지방질이 많은 전어 같은 생선은 된장에 찍어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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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노안초등학교 44회 친구들
글쓴이 : 강건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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