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여행칼럼

동남아 국가의 비극, 그리고 우리의 현실

태초 여행사 2010. 5. 19. 03:01

동남아 국가들을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중 한가지는 지도자를 잘 뽑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동남아 국가들은 태국,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말합니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정부가 썩었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정부관리들이 썩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국민들이 아직 교육의 정도가 약해서인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하거나 이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국가들의 공통점은 소수만이 배부르게 잘먹고 잘살고, 다수는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결국, 속을 들여다보면 정부관리들이, 그리고 재벌들과 동남아 상권을 잡고 있는 화교들이 다수에게 돌아갈 빵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국민들 다수는 힘든 삶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태국 전지역에 있는 대다수 국민들 한달월급이 5-6천밧(1밧은 우리돈 35원정도)에 불과합니다.우리가 길거리 음식을 싸다고 좋아하는 데, 그 것은 관광객에게나 저렴한 것입니다. 길거리 국수가 20-30밧인데, 우리돈 700원에서 1050원 정도입니다. 요즘은 국수값도 올라 대부분 30밧을 넘어갑니다. 하루 3끼면 90밧입니다. 1개월로 따지면 2700밧입니다.

 

 길거리 국수는 양이 많지도 않고, 식사의 질이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이 한달 버는 돈의 반정도가 이런 보잘것 없는 식사에 소비됩니다. 버는 돈의 반이 하루세끼 식사에 소비되기에 저축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결국, 태국의 젊은이들중 부잣집 자제가 아닌 경우, TV에서 쏟아져 나오는 상품광고,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도시인들의 소비성향을 보고, 기존의 5천밧,6천밧 짜리 일자리 가지고는 어림반푼어치도 없기에 상당수가 유흥가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들도 압니다. 엄마처럼, 아빠처럼 살았다가는 평생 가난에서 헤어날 수 없다는 것을...

 

 이런 사회구조에서 기승을 부리는 것은 당연히 어둠속에서 활개치는 산업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그런데, 문제는 이런 산업의 오너는 대부분 정부고위관리, 군인,경찰들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시장조사차 방문한 베트남은 오랫동안 공산주의 국가였기에 태국만큼 썩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베트남도 역시 정부고위 관리들이 이권이 있는 산업에 다 달려들어 그들의 배만 부르고 있습니다.국민들 대다수는 역시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거리에서는 초등학생정도로 보이는 어린아이들이 길거리에 쏟아져나와 복권을팔고, 20대의 젊은이들은 밥이라도 먹으려고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달려들어 구두도 아닌 운동화를 닦으려고 합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껌팔러 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호치민 시내를 좀 걷다보면, 식당에서 밥좀 먹으려하면 계속 달려듭니다. 

 

 2년전 호치민의 카오산이라고 불리우는 데땀거리에서 만난 오토바이운전사는 거짓인지 사실인지 모르지만 저에게 "오늘 손님이 없어 한끼도 먹지 못했다"고 말을 해 식당에 데려가서 밥을 사준적이 있었습니다.

 

허겁지겁 먹는 것이 정말 배가 고픈 것이 맞은 듯 했습니다. 그에게 하나 더 시키라고 하니까 한사코 거절해제가 베트남 사람들이 좋아하는 요리하나 더 시켜주었습니다. 식사하는 도중 그는 자기가 42살이고, 자녀가 셋이고, 아내는 식당에서 일하고, 큰딸은 식당에서 일하고 아들 둘은 지금 집에 있다고 했습니다. 아들들의 저녁은 누가 하냐고 했더니 자기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당신 자식들도 배고플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배고프면 아이들이 적당히 이 곳 저곳 돌아다니면 구걸한다고 했습니다. "당신은 얼마 버냐?" 고 물으니까 손님이 하루에 1-2명이고 비오는 날은 공친다고 말했습니다. 하루 수입은 평균 3-4달러 정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듣다보니 불쌍하기도 해서 식당종업원에게 말해 가족들 식사까지 부탁했습니다.가족들 식사까지 포장해서 주자, 그 오토바이 운전사는 저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자기 큰 딸사진을 보여주면서 "당신은 좋은 사람 같은데 내 딸과 결혼할 생각없냐?" 고 물었습니다. 딸의 나이는 22살이었습니다. 얼굴도 예뻤습니다.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 내 나이 몇살로 보이냐?" 그가 말한 나이는 38살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는 당신보다  형이야, 그래도 좋아?" 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놀랬습니다. 그래도 좋다고 합니다. 또 다시 "그래, 그러면 한가지 더 말해주지, 나는 아내가 있어,아들과 딸이 각각 한명씩 있어, 그리고 나는 내 아내를 사랑해" 하고 덧붙였습니다.

 

 2-3분 생각하더니 그는 " 괜찮아. 한국에서는 당신 아내하고 살아, 베트남에서는 우리 딸과 살면되지" 참 답답한 베트남의 현실을 온 몸으로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2년이 지난 지금 메콩델타투어로 널리 알려진 베트남 껀토에서 비슷한 일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베트남의 껀토지역은 예로부터 미인이 많은 지역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베트남의 치앙마이 같은 곳으로 이해해도 좋을만큼 미인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 지역에는 일본, 대만, 한국, 싱가포르, 중국등에서 결혼적령기의 딸들을 사가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들은 외국인이 르또입니다. 저 역시 같은 부류로 봤는지 제가 묵는 호텔 매니저부터 시작해 곳곳에서 이상한 농담과 제안을 합니다. 서글픈 동남아 국가들의 현실입니다. 이틀 뒤에 가는 캄보디아에서 또 무슨 슬픈 현실들을 경험해야 하는지 벌써부터 걱정입니다.

 

 최근, 한국도 서서히 동남아 국가들과 비슷한 모습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재벌 몇몇만 기업하기 최상의 조건이고, 고용률이 높은 중소기업은 다 무너져가고 있는 현실, 결국, 대학나와 갈 곳이 없어 헤메는 졸업생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취직이 어려워 일부가 유흥업소로 가는 현실은 한국도 제 2의 동남아 국가가 안되란 법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그에 더하여 사회에서 가장 맑아야할 조직이 지금 "스폰서 문화"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고있고,국가의 질서를 잡는 첨병인 경찰이 지금 대통령으로부터 "개혁해야 할 대상"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정부의 고위관리들도 동남아 국가만큼은 아니지만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국가들 역시 한국못지 않게, 아니 한국보다 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 국민들은 잘 살아야 하는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부의 분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않고, 경쟁에서 공정한 룰도 적용되지 않고, 고급관리나 친척들이 각종 이권사업에 손대고 있고, 혈연,지연,학연으로 똘똘 뭉쳐져 "줄"을 잡지 못하면 평생 힘들게 살아야 하는 동남아국가를 보면서, 어쩌면 한국도 지금 동남아 국가들을 닮아가고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