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여행칼럼

한국과 독일 축구경기를 통해서 본 한국인

태초 여행사 2018. 6. 28. 14:32

 

 

 

 



                                                    한국과 독일 축구경기를 통해서 본 한국인




6월 27일 한국과 독일과의 축구경기에서 한국은 독일에 2:0으로 이겼다. 비록 월드컵 16강에 가지 못했지만 세계1위 독일을 1:0도 아닌 2:0으로 이겼다는 것은 사실상 16강으로 간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어느 누가 기뻐하지 않겠는가. 축구실력이 한수 아래로 여겨진 한국이 전차군단 독일을 2:0으로 이겼다는 것은 기적이나 다를 바 없어 전세계 뉴스미디어들은 빅뉴스로 다루고 빠르게 타전했다.   


한국이 세계 최강 독일을 맞이해 선전한 것은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일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하나 독일도 16강 진출이 쉽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경기를 다한 것임은 분명하다. 한국의 유소년 축구팀, 축구동호인수,클럽수,축구육성시스템,프로리그등등을 고려하면 독일을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축구역사를 놓고보더라도 한국은 독일의 상대가 될 수가 없다.


한국인의 우수성은 어느 정도일까. 한국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한국인의 우수하다는데 이견은 없다. 두뇌가 우수하고, 끈기 있고, 근면하다는 것은 한국인을 잘아는 외국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부분이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한국인과 접한 외국인들은 칭찬일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위상은 한국인의 우수함만큼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이유를 교육에서 찾는다.  일방적인 주입식교육,비민주적 교육, 시대에 맞지않는 교육, 불합리한 입시등등을 통해 평범한 학생을 우수한 학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학생을 평범한 학생으로 만들고 있다.학생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모색하도록 하는데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어릴적 부터 독서의 생활화, 자연과의 접촉, 스포츠 생활화, 취미생활고취,민주적 교육,다양한 기회부여,글쓰기 훈련, 토론과 발표가 주(主)가되는 서양교육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면 부러울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지금이야 많이 나아졌지만 얼마전까만 해도 선생은 독재자였다. 아이 뺨을 때려도, 각목으로 엉덩이를 때려도, 빗자루로 발바닥을 때려도 문제삼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학생들을 교실에 붙잡아두고 강제로 교육시키는 국가가 바로 한국아닌가. 이것은 교육이 아닌 사육(飼育)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더욱 우수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학생들은 교실을 행복한 곳이 아닌 지겨운 곳으로 인식하고 교사도 교실을 피곤한 곳으로 인식하게 만들 뿐이다. 어느 누구의 머리에서 이러한 발상이 나왔는지는 모르나 학생,교사 모두를 죽이려는 음모나 다를 바 없다.


사교육현장에서 25년이상 있으면서 "이 것은 아닌데..."하고 생각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다. 결국 학교 교육의 반대로 가기로 결심하고 아이들에게 자연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원,호수,강,바다,산으로 시간만 있으면 가려했다. 심지어 1년중 1개월이상 학교를 쉬고 초등학생인 자녀와 세계 여행을 4년간 시도했다. 추석,소풍,운동회가 있는 9월을 택했다.


아이들에게 학교는 지옥이었다. 이미 와이(Why)를 비롯해 유치원시절 읽은 수많은 책에서 초등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다 알고 있었다. 독서, 인터넷 검색을 통해 초등학생이었음에도 중학교를 넘어서 고등학교에서 배워야할  내용을 대부분 알고 있었다. 일부분은 대학생이상의 지식을 갖고 있을 정도였다. 독서,구글어쓰,구글 검색이 생활화 되어 있는 아이들에게 한국교실은 행복한 곳이 아니었다.토론,발표교육은 찾아보기 힘든 것이 실상이다.


축구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21세기에 살고 있는 선수들에게 일제가 남겨준 행정 시스템, 수업 빼먹기를 일삼던 20세기 교육을 받은 코치,감독들의 교육방식은 젊은 축구선수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임은 자명하다.  체력, 기술,무한한 상상력을 독려하고 즐기는 축구, 개성있는 축구를 하도록 유도하기 보다는 '죽기아니면 살기' 축구만을 부르짖는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다. 어느 축구감독이 쉬는 시간에 선수들에게 독서,음악감상을 하도록 권장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태국 국제학교에서 한국 학생은 소수에 불과하다. 태국부유층 학생이 50%전후, 중국유학생이10~15%, 영국,미국,호주,캐나다등 영어권 국가 학생이 20%전후, 나머지가 한국,일본,타이완,베트남,미얀마,싱가포르,인도네시아,필리핀등에서 온 학생들이 차지한다. 한국학생은 1~2%에 불과하다. 한국학생들 다수가 상위권에 포진되어 있다. 처음에는 언어,수업방식에서 헤메지만 1년 지나면 대부분 상위권으로 올라간다. 대학진학시에 한국 학생들은 소수임에도 국제학교의 탑으로 이들중 일부는 옥스퍼드,케임브리지,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진학한다.세계 명문대 진학율만 보면 한국이 세계1위일 것이다.


국제학교 행정직원들도 한국학생들에 대한 인식이 매우 좋다. 처음에는 성적이 좋지 않은데 1~2년지나면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것이 그들도 신기한 것이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수학,물리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들이다. 동남아 수학경시대회, 세계 수학경시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을 조사해보면 한국학생들의 이름이 의외로 많다. 이들 상당수가 각국 국제학교 재학중인 한국 학생들이다.


학생 모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시스템, 학생들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교육, 토론 발표 중심교육, 우수한 교사 양성, 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진학지도, 모두가 납득이 가는 대학입시등을 도출해낸다면 한국인은 세계 최정상 국가로 가고도 남음이 있다고 믿는다. 사실상 한국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다. 현재와 같은 불합리한 교육으로는 변화무쌍한 미래를 맞이하기는 어렵다.


피곤한 학생과 교사, 소수의 학생을 제외하고 잠드는 교실, 19세기 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교육시스템과 행정을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수많은 학생들을 불행의 연속으로 몰아가고, 수많은 교사들에게 좌절을 안기는 한국 교육은 한국정부가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부분이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 하지 않는가. 한국교육을 '모두를 바보로 만드는 교육'이라고 평하면 지나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