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시위- 태국 계엄령 선포 5월20일
태국 군부가 계엄령을 20일(한국시각) 선포했습니다. AP를 비롯한 외신들에 따르면 태국 군부는 이날 새벽 군부 방송인 <채널 5>를 통해
"국가의 정치적 위기에 따라 소요가 가중되고 있다"라면서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군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면서 “쿠데타는 아니므로 공황에 빠지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군부 관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이것은 분명히 쿠데타가 아니며, 단지 국민에게 안정을 제공하고 일상적인 삶을 계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태국 군부는 최근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총격으로 사망자가 추가 발생하자 무력 개입 가능성을 경고해 왔습니다.
태국에선 군부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정부가 혼란에 빠질 때마다 정국 수습을 명분으로 수차례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따라서 이번 계엄령 선포 역시 군부 쿠데타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정국 불안이 심화되자 군 수뇌는 이미 무력 사용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프라윳 찬-오차 육군 참모총장은 11월 반정부시위이후
쿠데타는 없을 것이다 라고 말했지만 지난 15일 성명을 발표해 “무고한 민간인에게 폭력과 전쟁 무기를 사용하는 이들을 비롯해
모든 집단에 경고한다”며 “폭력이 계속되면 평화와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군이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종래의 입장을
번복한 것입니다. 그는 폭력사태가 악화될 경우 “군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며 민간인이
다치면 “결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태국 군부의 전격적인 계엄령 선포는 오는 7월로 잠정 결정됐던 재총선이 연기될 가능성이 커진데다, 잉락 총리 실각 후 시위사태가
한층 격화되면서 정국 불안이 심화된데 따른 것으로 언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태초의 의견:
군부 쿠데타는 이미 기정사실화였음을 태초는 이전글에서 밝혀왔습니다. 현재 태국의 보수기득권층은 왕,왕족, 군부, 상원,
사법부(헌법재판소, 부패방지위원회 등등), 언론인, 재벌, 고위관료들, 학계, 불교등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 보수기득권층의 핵심세력은 군부입니다. 1932년 군부가 군사 쿠데타를 통해 국왕을 축출하고 2006년까지 18번의
군부쿠데타를 일으키면서 태국정치를 유린해왔습니다. 사실 왕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였고, 군부가 태국을 오랫동안
통치해왔다고 보면 맞습니다.
군부는 일개 경찰출신의 탁신정부가 들어서면서 국가발전이라는 명분을 내걸고 태국의 기존질서를 뒤흔드는 개혁을 벌이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불안해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가, 군부의 수장출신인 노련한 정치가 추밀원(왕가의 안녕과 재산을
관리하는 기구) 원장인 프렘에 의해 기획된 군부 쿠데타를 2006년에 일으켰습니다. 프렘은 새로운 정치인으로 급부상한
탁신이 개혁을 부르짖으며 보수기득권층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특히 군부의 위상을 흔드는 것을 내벼려두지 않았습니다.
프렘을 필두로하는 보수기득권층은 탁신과 그 세력이 왕의 존엄성을 훼손했기 때문에 탁신이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지만,
사실상 그것은 왕을 내세워 보수기득권층의 이익을 지키겠다는 표현입니다. 보수기득권층은 오랫동안 왕의 존엄성을 강조해왔지만
이면에는 왕의 이름으로 보수기득권층을 지키겠다는 것입니다. 왕은 사실상 보수기득권층의 방어책이었습니다. 왕을 신이나
다를 바 없는 존재로 만들어 놓고, 왕의 이름으로 모든 것을 쉽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2013년 하반기부터 시작한 잉락정부의 몰락하는 과정을 보면 탁신과 그 세력이 보수기득권층을 조금은 우습게 봤다는
느낌입니다. 2006년 탁신축출후 보수기득권층의 대부인 프렘은 훗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을 대비해 헌법재판소, 부패방지
위원회, 사법부 고위직에 보수기득권층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심어놓았습니다. 이 것은 과거 이명박 정부가
왜, 헌법재판소에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할 사람들을 앉히고, 이어 방송위원회에 자신들의 사람을 심어놓으려고 했는지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가 있습니다. 보수기득권층이 심어놓은 사람들이 2013년 11월 수텝이 반정부 시위시작이래 움직였습니다.
1번 타자로 우선 수텝을 시작으로 야당인사들이 의원직을 버린후 머리를 깍고 반정부시위를 선언했습니다. 이어 2번 타자로
반부패추방위원회가 쌀수매관련 잉락정부의 무능함과 부패에 대해 물고늘어져 잉락정부의 도덕성에 심각한 훼손을 가했습니다.
이어 3번 타자로 헌법 재판소는 잉락총리가 2011년 타윈 플리안스리 전 국가안보위원회(NSC) 위원장을 경질한 것에 대해
권력남용에 해당한다고 결정하고 해임시켰습니다. 오래전 일을 가지고 2013년 앙락총리를 해임시킨 것은 사실상 무리수이지만
예정된 수순이었습니다. 4번 타자로 상원들이 잉락총리가 물러난후 과도정부의 총리를 상원이 뽑을 권리가 있다고 말을 했습니다.
국민이 뽑은 하원과는 달리 상원은 반이 임명직이고 반은 국민이 뽑은 것이라 보수성향의 사람들이 과반수이며,
임명직 다수는 왕실에서 뽑은 것이기에 보수기득권층의 이익을 대변합니다.
문제는 4번 타자입니다 4번타자가 제 구실을 못했습니다. 상원이 악역을 맡아서 과도총리를 뽑아주었으면 하는 것이
보수기득권층의 마음인데, 상원이 나설듯 말듯 하다가 나서지 않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수텝 전 부총리는 “
현 정부 퇴진과 새 과도총리 임명을 위해 18일부터 25일까지 총 공세를 벌일 것”이라며 “26일에는 전국에서 최대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17일 선언했습니다. 이어 27일까지 승리하지 못하면 자수하고 사법부의 심판을 받겠다고 배수진을 쳤습니다.
수텝총리의 말은 " 꼬라지를 보니 참 어렵게 돌아가네, 내가 이제 할만큼 했으니 군부가 안나서면 이제 나는 더이상 총대
안맬 꺼야"로 보면 맞습니다.
상원이 시원스럽게 움직이지 않자 결국, 마지막 보루인 군부가 5월 20일 군부가 계엄령 선포를 했습니다. 사실상, 태국
보수기득층의 핵심세력인 군부가 해결사로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군부 쿠데타는 지난 5월 3일 미국 국무성 대변인
젠스키가" 미국은 태국 군사쿠데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힐 때,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군부
쿠데타가 평화적일 것인가 아니면 폭력적일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태국 군부는 물흐르듯한 군부 쿠데타를 원하고 있습니다.
대내외적으로 오랫동안 내려온 태국정치의 고질병인 군부쿠데타에 대한 비난을 축소시키는 것이 그들의 숙제입니다.
그렇기위해서는 치밀한 수순이 필요합니다. 오늘 20일 군부방송을 통해 발표한 게엄령에는 군부의 그러한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습니다. 언론과 정가에서는 27일까지 예고된 시위를 안정적으로 끌기위한 계엄령으로 보는시각도
있지만 과도정부 총리를 선출하기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군부 쿠데타에 대해 여행객들은 " 우리 여행, 어떻게 되는가?'하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할 수 없지만 과거 2006년 군부 쿠데타가 조용히, 빠르게 끝난 것을 보면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2006년 군부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보수기득권층이 주를 이루는 방콕시민들은 이들 군인들을 환영했습니다. 꽃다발을 걸어주고,
같이 사진찍는등의 일이 많았습니다. 당시 여행객들은 " 군사 쿠데타가 맞어? " 할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계엄령에 대해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련글: 2006년 9월 23일 태국 군부 쿠데타에 대한 소고(小考)
관련글; 2008년 11월 29일 수완나품공항 점거관련 현 태국정치(政治)상황에 대한 이해
2008년 11월 태초는 "수완나품 공항 점거관련 현 태국 정치(政治)상황에 대한 이해" 의 글에서 " 현 태국정치상황을
9회전을 치루는 야구경기에 비유한다면 중반 5-6회까지는 왕과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PAD(국민민주주의 연합)계의
승리가 되겠지만, 7회내지 8회부터는 탁신계의 분발로 9회말에 가서는 탁신계의 승리가 될 가능성은 농후하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레드셔츠가 결성된 이후를 3라운드로, 잉락 정부가 들어선 것을 4라운드로, 잉락이 총리에서
해임되고 물러난 것을 5라운드로, 이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면 6라운드로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습니다.
마지막 9라운드의 승리자가 누가 될 것인지는 단언하기 어렵지만 세상의 흐름으로 보건대 탁신과 그 세력들이 되지
않을 까 판단합니다. 보수기득권층을 지탱해준 국왕의 건강이 좋지않으며, 군부의 위상이 2000년 이전에 비해 많이
약해졌기 때문입니다.물론 가장 큰 이유는 세상이 "군사정부에서 민간정부로, 독재정치에서 민주정치로, 패쇄정치에서 열
린 정치로 나아가는 것" 이 세상의 큰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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