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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에 왜 뚱보가 없나 했더니 … [중앙일보]

태초 여행사 2007. 10. 27. 02:26
라오스에 왜 뚱보가 없나 했더니 … [중앙일보]
콜레스테롤 줄이는 허브 이용
강·호수 많아 생선 요리 다양
계피가 들어간 밥으로 감싼 닭다리 요리(左). 생선소스를 곁들인 샐러드와 라오스식 스프링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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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음식은 건강 웰빙식입니다. 라오스에는 살찐 사람이 없거든요. 비타민C가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각종 허브들이 음식 재료에서 빠지질 않아요.”
 지난 12일 점심시간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의 한 연회장. 생소한 라오스 음식을 놓고 중년남녀 20여 명이 눈을 반짝이며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외국 음식에 빠져 있다가도 ‘된장’으로 돌아올 때가 된 나이임에도 낯선 향신료 냄새가 풍기는 이국 음식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세계 음식문화 동호회인 ‘심포지아’ 회원들이다.

글=유지상 기자

 이 모임은 6년 전 전길희(아비아 대표)씨가 만들었다. 전씨는 중앙대학교 산업교육원에 외식산업 경영자 과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회원들은 대부분 음식 관련자로 궁중음식 연구가 한복선씨도 그중 하나다.

 “외식업이 발전하려면 종사자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해야 합니다. 음식뿐만 아니라 음악·역사·미술·그릇·인테리어도 알아야지요. 그래야 더 발전적인 음식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전 대표의 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모임의 방향이 약간 달라졌다. “외국 음식을 배우고, 한국 음식을 알리는 역할도 병행하기로 한 거죠. 오늘 우리가 공부하는 라오스 음식도 그중 하나예요” 두 달에 한 번 모이는데 벌써 30여 개 나라 음식을 경험했다. 카자흐스탄·튀니지·페루·과테말라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음식들이다. 미국·일본처럼 친숙한 나라는 빼기로 했기 때문이다. 모임의 운영 방식도 독특하다. 다른 데와는 달리 회장이 없다. 대신 6개월마다 호스트(모임 주최자)를 정한다. 호스트는 대상 국가를 결정해 모임의 취지를 설명하며 대사관 측을 공식 초청한다. 그러면 대사관 측은 참석 여부와 함께 음식에 대한 소개 자료와 그 나라 서민들이 즐기는 메뉴의 레시피(조리법)를 보내준다. 한국에 없는 재료를 무료로 제공하기도 한다. 힐튼호텔 총주방장인 박효남 상무가 음식을 재연해낸다. 매번 힐튼호텔에서 모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상무는 “만들 수 있는 음식도 있지만 처음 만나는 메뉴는 해당 대사관의 주방장에게 배우면서 만든다”고 말했다.

 
숙타온 케올라 주한라오스 대사(中)가 세계음식문화 동호회인 심포지아 회원들과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양영석 인턴기자]
가끔 초청 받은 대사관 측에서 관저로 초청하는 경우도 있다. 헝가리와 캄보디아는 대사부인이 주방장과 함께 요리를 손수 만들어냈다. 체코는 서울 강남에 있는 체코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소개했다.

 “초기엔 영사급이나 문화원장들이 주로 참석을 했는데 최근엔 대사나 대사부인이 직접 나서 그 나라 음식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모임의 호스트를 맡은 한일관 김은숙 대표의 설명이다.

 앞서 라오스 음식을 소개한 사람 역시 주한 라오스 대사 숙타온 케올라(Soukthavone Keola)다. “라오스에도 한국의 젓갈처럼 생선을 발효시킨 것이 있는데….” 케올라 대사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푸드스타일리스트 강지영씨가 손을 들었다.
 “라오스에는 바다가 없는데 생선이 있나요?”
 “바다는 없지만 강과 호수가 많아 민물생선이 풍부합니다. 그래서 생선요리가 다양하지요.” 날카로운 질문과 호쾌한 답변이 한바탕 오가며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이날 식탁에 오른 라오스 음식은 ‘생선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와 라오스식 스프링롤’ ‘닭고기 육수로 만든 상큼한 버섯국’ ‘계피가 들어간 밥으로 감싼 닭다리 요리’ 등이었다.

 외식업 컨설턴트 김두라씨는 “인도차이나반도에 있는 태국·베트남과 인접해 있어 비슷한 맛이 난다”며 “쌀을 닭의 배속에 넣는 우리의 삼계탕과 역발상으로 만든 닭고기 요리가 독특하다”고 시식 소감을 이야기했다. 식사를 마무리하며 김은숙 대표가 케올라 대사에게 감사의 표시로 은수저 세트를 선물했다. 모임에 처음 왔다는 ㈜에코클린업 김미란 대표는 “비행기표 없이 라오스 음식을 맛보는 호사를 누렸다”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