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여행칼럼

한국대형여행사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태초 여행사 2016. 7. 9. 16:16

 

 

 

 

 

 

 

 

 

                                                한국대형여행사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대형 여행사들의 위기


한국여행업을 오랫동안 이끌어온 대형여행사들로는 H투어,M투어,L투어 등등이 있다.88올림픽 이듬해 1989년, 해외여행 자율화가 발표되면서 한국여행업은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세계경제의 안정적인 성장, 한국경제의 고속성장, 수출의 비약적인 신장등으로 한국 여행업은  한동안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었다. 1997년 IMF로 한동안 힘들었지만 곧 다시 고공행진을 한 것도 사실이다.


 항공권블록확보, 국내 대리점 판매망 확보, 해외지사 설립및 우수 해외랜드사와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매출을 올렸고, 이어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다시한번 돈방석에 앉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예전같지 않다. 초기에는 여행정보를 독점하고, 나중에는 항공권블록과 판매망으로 한국여행시장을 좌지우지했지만 2010년 이후부터는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대내적으로는 인터넷쇼핑몰과 소셜커머셜과 싸워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익스XXX,아XX등과 같은 온라인트래블 에이전시 그리고 에어앤비와 같은 공유숙박비즈니스와 싸워야 한다. 얼마안가 구글과 싸워야 할 판이다. 항공권은 점차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들은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항공권 판매를 담당하는 비율이 높다. 항공권블록으로 여행시장을 좌우하던 대형여행사가 얼마안가 항공권 시장도 쉽지 않을 것임은 누구나 예견가능하다. 여행시장을 보면 나라 안밖으로 대형여행사들은 위기이다.

 

 



한국 대형여행사들이, 왜 이렇게 고전할까?


 

흔히, 대형여행사들이 고전하는 주된 이유로, 인터넷 발달, 인터넷 발달에 의한 소비자들의 여행정보 공유,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여행자들의 증가, 그리고 개별여행자들을 도와주는 자유여행사들의 참여등을 말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여행시장을 분석해보면 대형여행사들 자체에 문제가 적지 않다. 온전하지 않은 옵션,쇼핑으로 손쉽게 수익을 내는 기형적인 수익구조, 컴플레인 무시, 수익만을 고려하는 경영, 여행자들의 필요를 돌보지 않는 태도, 참신한 상품 부재, 여행업에 맞지 않는 인성을 갖춘 직원들,공부하지 않는 분위기등이 문제이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대형 여행사들의 경영이 날이갈수록 어려워질 것임은 자명하다.


한국 대형여행사들의 단면만 봐도 문제다. 쉬운 예로 여행사는 고객들의 심리,요구,트렌드에 민감해야 한다. 심리전문가,시장분석가등이 참여해야 한다. 여행도 하나의 교육이므로 교육전문가도 참여해야 한다. 여행은 컨텐츠가 중요하므로 컨텐츠 전문가도 참여해야 한다. 여행상품을 내놓는 국가의 정치,경제,역사,문화, 종교, 문화재 등등에 전문성을 갖춘 박사급 전문가들도 갖추어야한다. 고객들이 모두다 수긍할 수 있는 자료들을 내놓아야 한다. 심지어 여행자들의 안목을 넓힐 수 있는 자료들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한국 대형여행사들은 이러한 부분을 소흘히 하고 외형확장에 열올렸다. 매출을 크게 한 후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려는 태도를 견지해왔다. 마음이 온통 돈에 가있기 때문에 어려운 길보다는 쉬운길을, 장시간이 필요한 사업보다는 단시간내에 효과를 보는 사업에만 몰두했다. 어느 누구도 미래를 궤뜷어보고 세계적인 여행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쌓는 일에 열심을 보이지 않았다. 기본이 약하면 약간의 외풍에 무너지기 쉽상이다.




여행자들이 예전의 여행자들이 아니다.



대형여행사는 변하지 않았는데 여행시장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여행객들도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여행사 직원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지식과 정보를 갖춘 여행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정보 사이트,카페, 블로그를 통해 매일 여행정보, 지식을 습득하기에 게을리 하지 않는다. 일부는 해외 유명여행정보사이트를 넘나든다. 전문가 수준의 여행자들은 정보사이트, 카페, 블로그, 페이스북과 같은 SNS 를 통해 정보를 축적하고 이를 공유한다.  이제는 사실, 가이드보다 여행자가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비자는 대형여행사를 신뢰하기 힘들다. 여행사는 고객들의 신뢰를 선한마음,책임감, 열정, 그리고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통해서 얻을수 있다. 한국 대형여행사는 이중 어느 하나도 온전치가 못하다. 태국의 경우, 대형 여행사들은 몇몇 자유여행사와의 경쟁에서도 밀리는 상황이다. 이를 가리켜 일부 여행자들은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대형여행사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여행경험이 쌓이자 여행자들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있다. 붕어빵 찍어내듯이 똑같은 형태의 여행은 지겹다. 여행사마다 다를 것이 없는 여행상품들,  천리마행진 같은 힘든일정의 여행도  싫다. 지식,정보도 없는 가이드들의 영혼없는 멘트도 짜증난다. 원치 않는 옵션,쇼핑도 이제는 하고 싶지 않다. 옵션쇼핑을 강조하는 가이드도 이제는 꼴보기싫다. 대형여행사가 잘될리 없다.




대형 여행사들이 소흘히 해온 것들 그러나,기본적인 것들.




현대인에게 여행은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행의 주된 목적은  관광,휴식, 여가, 위로,교육,체험이다. 이를 실현하기위해서는 전문가수준의 가이드가 필요하다. 당연히 이들보고 옵션,쇼핑에서 수익을 내서 월급 챙기라고 해서는 안된다. 어느 전문가가 고객들에게 머리 숙이고 옵션,쇼핑을 외치겠는가?  여행자들에게 휴식, 여가, 위로를 줄려면 가이드는 선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고객을 배려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선별해서 안전하게,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역시,인성과 자격을 갖춘 가이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옵션,쇼핑에서 수익을 내야하는 파행적인 구조는 가이드들에게 최소한의 양심조차도 사치스럽게 만들고 있다. 고객들에게 교육과 체험을 제공하려하면 여행사 본사와 랜드사, 가이드는 끊임없이 현지의 정치,경제,역사,문화등을 공부해야 하고, 필요시 답사를 해야 한다. 엄청난 시간,노력,비용이 필요하다. 3박,4박 강행군으로 짜여진일정, 그리고 불안정한 수입으로 계속 행사를 진행해야만 하는 현실에서, 이들에게 공부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이다.


한국 대형 여행사들은 가장 기본적인 것에 대해 투자를 하지 않는다. 결국, 대형여행사들의 상품은 날림으로 만들어지고, 고객들은 점점 식상해 더 이상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지 않으니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로 에어텔이다. 항공권과 호텔만 판매하는 것이다. 한국 본사쪽에서 보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손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에어텔의 수익은 한국 본사차지다.  현지의 지사나 랜드사들 쪽에서 볼 때에는 본사의 에어텔 상품도 사실 경쟁상대이다. 본사가 자신들의 수익을 빼앗아가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본사가 에어텔 상품의 수익을  지사나 랜드사에 나눠줄리는 만무하다.  시간이 갈수록 현지의 지사, 랜드사들은 시름시름 앓다가 병들기 딱  좋은 상황이다. 현지의 지사, 랜드사가 서서히 병들어가면 에어텔도 쉽지 않다. 호텔부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개선하기도 쉽지 않다. 시대가, 상황이, 시장이 이미 변해도 한 참 변했기 때문이다.




대형여행사들이 해야할 일들


여행업의 기본으로 돌아가라! 돈만 바라보면 오래안가 망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여행이란 무엇인가"부터 고민해야 한다.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나름 명확하고 철학적인 답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인간과 여행에 대한 깊은 고찰없이 여행사의 성장은 어렵다. 미래도 가질 수 없다. 철학이 없는 사람은 우왕좌왕하기 마련이다. 바둑에서 기본정석에 대한 이해가 안되어 있으면 무리수를 두기 마련이다.  여차하면 무리수를 두다가 대마가 죽을 수 있다. 여행업도 기본이 약하면 지지부진하다가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다.


"인간과 여행"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되어 있다면 여행의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데 열심을 다해야 한다. 여행객들에게 최대한 만족도를 이끌어 내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여행객들의 만족은 뒷전이고 수익만 앞세우면 결국 여행객,돈 둘 다 놓칠 수 밖에 없다. 고객만족,고객신뢰를 최우선의 가치로 섬기고 노력하면 결국 고객,돈, 시장을 가질 수 있다. 단시간 성장보다는 서서히 시장을 장악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을 장악하는 방법에 "잔꾀"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여행사나, 고객이나. 심지어 한국여행업 전체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


과거를 복기하고, 과거를 통해 현재를 분석하며. 미래를 내다봐야 한다. 통찰이란 하루아침에 얻어지지 않는다. 잔꾀를 통해서 얻는 것은 통찰이 아니다. 모두가 불행해지는 방법이다. 오랜시간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면서 잘못된 관행들을 개선하고, 쉼없이 "선(善)"을 위해 정진하다보면 언젠가 미래가 보일 것이고, 통찰도 자연스럽게  가능할 것이다.